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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초등학교에서 라면을 먹는 이유.

저녁 시간에 강남의 모 지역 초등학교를 가면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 컵라면을 먹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측은한 마음이 든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그래도 매번 컵라면으로 때우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들은 왜 그 시간에 모여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을까?
편의점에 들려서 그 이유를 물어봤다.
편의점 사장님은 "주변에 다단계 회사들이 몇개 있는데 이 시간에 교육이 있나 봐요. 우리야 매출이 올라서 좋지만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아요. 한창 일 할 나이에 다단계에 빠져서 대박을 노리며 젊음을 낭비하고 있으니..."라며 걱정을 한다.

그들은 다단계를 배우러 온 것이였다. 다단계? 좋은 느낌의 단어는 아니다. 관련 종사자들은 다단계가 아니라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한다. 다단계의 어감이 좋지 않으니까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부르며 포장한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다단계로 불리든,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불리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사회에서 정말 도움이 되는 유통 방법인가가 중요하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좋은 시스템이나 인간의 욕심이 이를 악용한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대단히 훌륭한 유통방법이다. 소비자는 제품을 싸게 구입해서 좋고,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다. 뿐만 아니라 판매자는 소비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유통 단계이다. 그런데 문제는 돈이 있는 곳에 사람의 욕심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 욕심이 결국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다단계 업체들은 며칠간의 집중 교육으로 반신반의한 마음을 확실히 돌려 놓는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면서 다단계를 욕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라고 하며 그들의 선택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다단계 관계자처럼 나도 안타깝다. 훌륭한 마케팅 수단을 왜곡하는 것이 안타깝고, 대박의 꿈에 부풀어 다른 것을 못보는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사람은 돈이 없을 때 많은 유혹에 시달린다. 특히 젊을 때는 두말 할 것도 없다. 불법 다단계는 이런 마음을 이용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이 아니라 '너 죽고 나 살자는 방식'으로 변질된 다단계는 결국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

돈의 유혹에 젊음을 낭비하는 젊은이들.
젊은이들은 금전적 손해는 물론, 인간관계에서도 피해를 보고 있다. 그들이 다단계를 선택한 순간 친했던 주위의 사람들은 염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쩔때는 그 사람을 떠나가기도 한다. 그들은 오직 돈에 얽매여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물론 돈에 얽매여 살아간다고 해서 돈의 노예가 된 것은 아니다. 그들 중에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도 많이 있다.

내가 만나본 사람중에는 어머니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시작한 사람이 있었다. "돈이 절실히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 잘만 하면 많은 돈이 꾸준히 들어오니 지금 내 상황에서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후회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만약 여기에 올인했으면 어머니 병원비 때문에 난감할 뻔 했다. 투잡으로 시작한게 다행이다"라며 위안을 삼았다.

이들이 이토록 젊음의 열정을 다 쏟아 부어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 돈? 그나마 돈이라도 얻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상처만 받고 떠난다.

다단계에서 실패를 맛 본 젊은이들은 한동안 방황하며 공황상태에 빠진다. 그리고 그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이들에게 가장 큰 상처는 금전적, 사회적 피해보다 젊음의 낭비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아닐까 생각된다.

누구의 책임인가?

일차적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 하지만 그들을 욕할 수만은 없다. 아니 욕할 자격이 없다. 88만원 세대를 양산한 이 사회에서 어떻게 그들을 욕할 수 있겠는가. 제발 그들이 다수가 아니라 소수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소수들도 제대로 된 방법을 통해 성공하길 바란다.



Posted by 아지기_